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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ease

갑자기 숨이차다면? 폐색전증도 의심해보자

by Donner-H 2025.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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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hi~오늘은 언뜻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우리 삶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폐색전증'에 대해 심장 수술 전문의의 설명을 바탕으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폐색전증은 폐혈관이 피떡(혈전)으로 막히는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지만 그만큼 어렵기도 합니다. 약물 치료가 우선되지만,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수술만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이 숨 막히는 질환에 대해 함께 알아볼까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반적인 약물치료보다는 적극적 치료인 수술적 치료를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해 보겠습니다. 

폐색전증


1. 폐색전증, 도대체 어떤 병일까요?

폐색전증은 우리 몸 어딘가, 주로 다리 깊은 곳의 정맥에서 생성된 혈전(피떡)이 혈류를 따라 이동해 심장을 거쳐 폐동맥을 막는 질환입니다. 우리 폐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산소 교환을 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인데, 폐동맥이 막히면 혈액이 폐로 제대로 가지 못해 산소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숨쉬기가 극도로 어려워지는 '숨참' 증상이 발생하며, 이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고통스러운 경험입니다. 심한 경우 숨이 너무 차서 잠을 못 자거나, 앉아있기도 힘든 상황에 이르게 되며, 치료가 늦어지면 결국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급사 사례에서도 폐색전증이 원인으로 밝혀지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이러한 혈전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시간 앉아있는 생활 습관(택시 운전사, 사무직 종사자)은 다리 정맥의 혈액 순환을 정체시켜 혈전 생성 위험을 높입니다. 다리 정맥에는 혈액 역류를 막는 판막이 있는데, 이 판막이 손상되거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을 때 혈전이 생기기 쉽습니다. 또한, 특정 약물(경구 피임약, 일부 항암제)의 장기 복용이나 유전적 경향도 혈액 응고를 촉진하여 혈전 발생 위험을 높입니다. 고령 환자가 다리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후 움직임이 제한되면, 다리에 혈전이 고이기 쉬워 폐로 날아갈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렇게 생성된 혈전은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들어간 후, 폐동맥을 꽉 막아버려 폐 조직의 괴사(폐경색)를 유발합니다. 이 질환은 심장이나 폐 기능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평소와 다르게 숨이 차거나 호흡 곤란이 지속된다면 의심해봐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일반 건강 검진으로는 잘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의사도 환자도 진단이 어렵고 초기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만약 증상을 알아차린다고 해도 폐색전증이 생소하다보니 폐색전증으로 생각을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천식이나 기관지염 또는 심장 질환등으로 오진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치료를 받는데도 숨참증이나 기침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폐색전증까지 꼭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2. 치료의 핵심: 급성 vs 만성 폐색전증, 그리고 고난도 수술

폐색전증은 발생 시점과 혈전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식이 크게 달라집니다.

급성 폐색전증은 혈전이 비교적 최근에 발생하여 아직 딱딱하게 굳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진단 즉시 항응고제(혈전 용해 주사제)를 사용하여 혈전을 녹이는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합니다. 그러나 이 주사제는 강력하여 출혈 경향이 있는 환자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으며,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혈전의 양이 매우 많고 환자의 혈압 등 혈역학적 상태가 불안정할 경우 (예: 치킨을 먹고 갑자기 숨이 차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처럼), 단순히 약물 치료만으로는 시간이 부족하므로, 강력한 항응고제 사용과 동시에 또는 바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대량의 급성 폐색전증의 경우, 혈전 제거를 통해 즉각적인 산소 교환을 가능하게 해야만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중 항응고제를 사용해야 하고, 봉합 부위 등에서 출혈이 많을 수 있어 수술 후 합병증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반면, 만성 폐색전증은 혈전이 오래되어 굳어지고 혈관 내벽에 유착되어 버린 상태를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붉었던 혈전이 시간이 지나면서 노랗게 또는 하얗게 변성되고, 결국 혈관의 내벽과 한 몸처럼 단단하게 변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혈전을 녹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혈관이 이미 굳게 막혀 있어 약물 자체가 혈전 부위에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성 폐색전증은 혈관이 막히면서 폐동맥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폐고혈압'을 유발합니다. 우리 몸의 일반적인 혈압은 120/80mmHg 정도이고, 폐동맥의 정상 혈압은 25mmHg 정도입니다. 하지만 폐색전증으로 혈관이 막히면 폐로 피를 보내는 우측 심장(우심실)이 계속 더 강하게 짜내야 하므로, 우심실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져 점차 커지고 혈압이 70, 80mmHg를 넘어 100mmHg 이상으로 치솟기도 합니다. 이 폐고혈압이 너무 심해지면 우심실 기능 부전으로 인해 결국 급사 위험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 환자 본인이 운동 부족이나 미세먼지 탓으로 오인하여 병원에 늦게 오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위험합니다.

수술로 제거된 혈전
수술로 제거된 혈전 덩어리

 만성 폐색전증의 유일한 치료법은 '폐동맥내막절제술(Pulmonary Endarterectomy, PEA)'입니다. 이 수술은 단순히 혈전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 내벽에 들러붙어 두꺼워진 내막까지 뿌리째 제거해야 하는 초고난도 수술입니다. 마치 도로를 막는 톨게이트를 뿌리째 뽑아내야 차량 통행이 원활해지듯이, 막힌 혈관을 완전히 개통하기 위해 내막을 통째로 박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수술 중에는 환자의 체온을 18도까지 낮춰 혈액 순환을 일시적으로 정지시킨 상태에서 수술을 진행합니다. 이 상태에서는 뇌 손상 없이 약 20분 동안 수술할 수 있는 안전한 시간이 확보되지만, 보통 15분 이내에 혈관 내 막힌 혈전과 내막을 제거하는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폐동맥은 20개 이상의 미세한 분지로 나뉘어 있어, 이 모든 가지에서 막힌 부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제거해야 하기에 매우 섬세한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합니다. 만약 중간에 끊어지거나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수술 효과가 미미할 수 있습니다.

수술 후에는 혈류가 갑자기 재개되면서 '재관류 손상(Reperfusion Injury)'이라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피가 공급되지 않던 폐 조직에 갑자기 혈액이 몰리면서 발생하는 염증 반응으로, 폐렴이나 폐부종을 유발하여 심각한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혈관이 성공적으로 열렸다는 신호이기도 하므로, 호흡기 내과 등과의 적극적인 협진을 통해 이 고비를 넘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수술 후 관리와 예방, 그리고 협력의 중요성

만성 폐색전증은 수술을 받지 않으면 예후가 매우 나쁘지만, 성공적인 폐동맥내막절제술 후에는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크게 향상됩니다.

하이브리드 그룹 5년 생존률
하이브리드 그룹 5년 생존률

만약 수술로 모든 혈전을 제거하기 어렵거나, 수술 후에도 일부 잔여 혈전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풍선 확장술(Balloon Pulmonary Angioplasty, BPA)'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치료'를 통해 남아있는 혈관을 넓혀 혈류를 더욱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 풍선 확장술은 심장내과에서 진행하며, 외과 수술과 연계하여 환자의 예후를 더욱 좋게 만드는 시너지 효과를 냅니다. 이처럼 고난도의 치료가 필요한 폐색전증은 한 명의 의사가 아닌,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등 여러 전문의가 함께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유기적인 협력 덕분에 환자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숨찬 증상을 호흡기 질환으로 오인하여 늦게 진단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예방과 관리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하루 1만 보 이상, 주 4회 이상 걷는 습관은 폐고혈압 조절과 증상 개선에 큰 도움이 됩니다. 근육의 펌핑 작용은 다리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혈전 생성을 예방합니다.
  • 항응고제 복용: 폐색전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의사의 지시에 따라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최근에는 음식 조절이 필요 없는 새로운 항응고제(NOACs)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 이후 일정기간은 아직까지는 전통적인 와파린을 복용하며 관찰하기도 합니다. 
  • 생활 습관 개선: 과도한 음주는 간 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혈액 응고 인자 생성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절주하는 것이 좋고, 흡연은 자살 행위라고 불릴 만큼 혈관 건강에 치명적이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장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거나 서있는 것을 피하고, 필요시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다리의 혈액 순환을 돕고 혈전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폐색전증은 잘 알려지지 않고 유명하지도 않아 우리가 잘 들어보지 못한 질환이지만,빠른 발견과 적극적인 치료, 그리고 환자 스스로의 꾸준한 관리가 어우러진다면 충분히 극복하고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며

폐색전증 환자들의 경우에는 안전한 극복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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